너무 슬프다.
나빛이를 겨냥하여 작고 긴 장난감을 던진 남편, 그리고 그대로 그 장난감에 어깨를 맞은 뒤 풀썩 엎드려 버린 아이, 아이를 제대로 맞추기 위해 집중을 하던 그의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다.
너무 소름이 돋고, 끔찍하다. 나는 나빛이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아이를 구하지 못했다.
남편은 아이는 꽤 오랫동안 아빠를 발로 차고, 얼굴을 때리고, 아빠에게 물건을 던져왔다고 했다. 나에게는 아이가 절대 하지 않던 행동이라, 나는 이러한 상황들을 모르고 있었다.
나에게 하지 않는 행동을 아이는 왜 남편에게는 지속적으로 했던 걸까?
물론, 부모는 아이의 폭력적인 행동을 즉시 바로 잡아야 한다. 부모는 힘을 이용해서라도 아이의 폭력은 제지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어른의 힘이 아이의 폭력에 맞대응하는 또 다른 폭력은 아니다. 여기서의 힘은 아이가 폭력적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부모가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 것을 말한다.
순간의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부모를 때린 아이는 스스로 심각한 죄책감을 느끼게 되고,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부모는 훈육 시, 아이가 문제행동을 멈추고 안정을 취할 때까지 아이의 행동을 물리적으로 제한한다.
우선, 아이에게 똑바로 앉으라고 한 뒤, 말을 듣지 않는다면 아이가 진정할 때까지 팔과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지한다. 힘으로 아이를 세게 압박하는 것이 아닌, 움직이지만 못하게 막는 것이지, 아이를 누르거나 압박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나는 나빛이에게 이러한 훈육을 2년 정도 전에 마지막으로 했었다. 그 이후, 나빛이는 나와 있을 때 전혀 공격성이 없었다. 아이들은 본인이 조금이라도 폭력적 상황을 만들었을 때, 부모가 정색을 하고, 매우 단호하게 훈육하면 문제 행동을 금세 멈춘다.
오늘 남편은 아이와 서로 실랑이를 하다가 서로 장난감을 집어던지는 폭력까지도 주고받았다. 오늘 일은 내 기준에 있어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아이 앞에서 엄마가 아빠를 정면으로 비난하는 것 또한 득 보다 실이 많은 행동이었다.
하지만, 나는 오랜 침묵 뒤 남편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남편도 본인의 잘못을 바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 후 남편은 나빛이가 지속적으로 그를 때렸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나 또한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팔을 잡고 제지를 하고 단호하게 훈육을 해도, 그때만 안 그러고, 또 한다고. 나빛이는 나한테 계속 물건을 던지고, 얼굴을 때리는데 이럴 때는 나는 어떻게 해야 돼?"
물론 나는 남편에게 할 말이 많았다. 아이가 물건을 한 번 던졌다면, 그 즉시 아이를 앉힌 후 강경하게 훈육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남편의 하지 말라는 제지는 훈육과 장난 그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 폭력적 상황이 있다면, 모든 것을 중단하고 제대로 아이를 훈육해야 하는데, 오늘도 나 또한 남편이 아이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소리를 못 들었다.
나는 오히려 "왜 훈육을 해야 하는 상황에 훈육을 안 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웃고 떠들며 즐겁게 시간은 보내다가 아이는 항상 갑자기 선을 넘는다. 그러면 부모는 하하호호 웃고 놀다가, 갑자기 정색을 하면서 훈육을 해야한다. 참 난감하긴 하다.
하지만, 그게 훈육이고 그걸 잘하는 게 지도력이 있는 부모이고 교사다. 결국 남편은 그렇게 아이를 지도해 본 적이 없었고, 그래서 훈육이 필요한 적절한 타이밍에 훈육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이 이야기를 남편과 아이 앞에서 할 수도 없는 노릇었다.
오늘 남편은 아이에게 거울요법을 쓴 것이었다. 물론, 아이가 폭려적 행동을 했을 때, 죽어라 아이를 패는 부모도 있다.
나는 예전에 신애라씨가 방송에 나와 본인의 이야기한 것을 보았다. 그녀는 어린시절 성적을 위조하여 엄마에게 보여드렸을 때, 처음으로 엄마한테 죽도록 두들겨 맞았다고 했다. 그녀의 어머니는 공부를 못하는 건 괜찮아도 정직하지 못 한것은 절대 안된다고 하셨다고 했다.
그녀는 그때를 회상하며 엄마의 체벌이 과도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 후 그녀는 입양을 한 둘째 딸을 훈육할 때 똑같이 무섭게 때리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했고, 전혀 효과는 없었다고 했다.
결국 신애라씨는 둘째 아이를 관찰하고, 아이에게 더 많은 사랑을 쏟아붓고, 규칙을 이해시키는 훈육하며 아이의 문제행동은 천천히 나아졌다고 했다.
정직하지 못한 것, 폭력적 행동 모두 사회의 일원이 된 어른이 저지른다면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 감옥에 간 후 깨우치면 늦으니 폭력을 행사하여 아이가 더 이른 나이에 깨닫게 가르친다.
이것이 국어교사였던 신애라 엄마와 내 남편의 생각이었을까?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부모가 아이를 때리면서 아이에게 때리지 말라고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말에 의해 교육되지 않는다. 아이들은 어른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하고, 닮아간다. 아이는 자신의 전부인 부모가 참다 참다가 욱해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그대로 보고 따라 한다는 말이다.
오은영 박사도 말한다. 부모에게 맞고자란 아이가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가 될 확률, 자해를 할 확률, 자X을 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훨씬 높다고 말이다.
아이가 물건을 던지면, 부모는 아이에게 물건을 던지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래도 그 행동이 지속된다면, 아이의 충동성을 낮추고, 인내심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매일같이 조금씩 해야 한다.
가르쳐야 할 것은 안 가르치고 아이가 문제행동을 할 때마다 부모가 아이를 때린다면, 아이가 어른이 된 후에는 부모가 그의 곁에 없어도 본인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본인이 본인을 때린다. 그게 자해다.
오늘 남편은 나의 기준과는 너무나도 다른 행동을 하였다. 또, 본인을 자책하고 있을 남편,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핀아사랑해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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