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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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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린이집에서 하원시간과 방학기간을 조정하기 위해 회의에 참석했다. 맞벌이를 하는 신입 가정들이 우리 어린이집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하원 시간을 3시 30분에서 4시로, 그리고 3주 방학을 1주로 바꾸는 안건을 다뤘다. 1년간의 홍보에도 신입가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하여 교사회도 이 안건대로 홍보를 진행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지금 우리 어린이집은 대부분 부양육자가 외벌이이고, 주양육자는 가정주부이거나, 몇몇은 프리랜서로 일을 한다. 분당에 위치한 우리 원에 문을 두드린 가정들은 대부분 맞벌이 이거나 적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 맞벌이를 희망하는 부부들이었다. 그들이 탄력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조정하여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하는 것이라도 가능하게 해 주려면 다뤄야 했던 안건들을 다룬 것이었다. 그래서 등, 하원은 부모님 중 한 분이 하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있던 것도 등원 만이라도 조부모님이 하는 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으로 고려해 볼 필요도 있었다.

이 회의에서 나는 다양한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 쓸모없다고 느끼는 엄마가 사욕을 채우려 원과 조합원들을 이용하고, 그녀의 안건이 만천하에 공개되자 본인은 사실 4시 하원 원하지 않는다는 연기를 보는 것은 참 역겨웠다. 결국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해주면 그만둘 거라며 협박을 하던 세 엄마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정해진 자리, 또 신입 가정을 받기 위해 어린이와 교사에게 맞춰져 있던 기준을 세상의 기준과 조율하는 자리에서 나는 마음이 착잡했다.

아, 세상에 아이들이 설 자리가 없다. 이건 어떤 한 부모의 잘못이 아니었다. 원래 2시에 하원을 하던 이 어린이집이 3시 30분에 하원을 하게 된 이유도, 3시 30분에 하원을 해야 나라에서 지원금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나라에서는 맞벌이 부부를 지원한다. 그래야 세금이 더 걷어지며, 그래야 나라가 잘 먹고 잘 사니까, 그리고 결국 우리나라가 힘이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동시에 보호받고, 놀고, 즐겁게 지낼 아이들의 권리 또한 조금씩 사라져 간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아이들을 지켜주려는 노력을 하는 어른들이 있을까? 결국 그 어린이가 자라 어른이 되고, 그 어른들은 그때 노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어린이를 보고 살피며 건강하게 키워내는 일이 우리와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